아이엠줄리

나의 기억 저장소

필름 83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곳을 보지도 않은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 글, 달콤한 인생OST - Dialogue #3 움직이는 것은 시계초침도 아니고 시간도 아니며 나 자신뿐이겠죠. 펜탁스mz5, 코닥포트라160vc필름, 셀프스캔 november 2008, Italy Siena

Film: 이태리, 시에나의 캄포광장 Piazza del Campo

시에나는 작은 피렌체라고 불리기도 하는 도시이다. 이탈리아하면 떠오르는 이름 난 명소는 아니지만 한번 들르면 그 매력에 빠져 허우적댈 수 있는 곳. 붉은 벽돌이 난무한 골목을 따라 가다보면 탁 트인 광징을 만날 수 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시에나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캄포광장에 있다보면 절로 여유로워진다. 그 캄포광장에서 어떤 이는 그림을, 어떤이는 샌드위치를 혹은 피자를 그리고 어떤 이들는 사랑을 나눈다. 캄포광장은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부채꼴 모양이라는 특이한 점을 갖고 있다. 조개모양으로 탑을 향해 기울어져 있다. 마치 연극 좌석 처럼. 이 캄포광장에서 매년 7~8월에 열리는 '팔리오'라는 축제도 유명하다. 그리고 광장에 우뚝 솟아 있는 탑, 만자 탑이라고 하는데 Torre di Mangia...

Film: 피렌체의 심장을 흐르는 아르노 강 풍경

 이탈리아는 모든 도시들이 박물관이고 문화유산이고 하겠지만은 피렌체는 유독 그런 도시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문화재 복원사업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웅장한 규모의 두오모가 도시 전체를 압도한다. 또 영화,책으로 인기를 얻은 '냉정과 열정사이'의 배경이기도한..피렌체. 피렌체에 가기전에 베네치아에 있을 때 일이다. 피렌체에서 온 친구를 알게 되었다. 베네치아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있는 나에게 그 친구가 말하기를 이곳도 물론 아름답지만은 피렌체에와서 아르노강을 본다면 또 그 매력에 빠져 놀라게 될 것이라고- 아르노 강가에서 해질 무렵에 와인한잔을 마시면 이 세상 그 곳보다 더 좋을 곳이 없을 것 같은 기분이라는 그녀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그리고 그녀의 말은 아르노 강을 만났을 때 바로 이해할 ..

photo :: 걸음하듯 산책하듯

 체스키크롬로프라는 도시는 그냥 골목을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곳이었다. 물론 유럽 어느 곳의 어느 거리를 걷듯 묘하게 들뜨고 멋지다 여겨지긴 하다만은 체스키크롬로프는 그중 단연 으뜸이었다. 프라하 같은 대도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아담한 도시 안에 이리 저리 얽혀진 골목들은 나를 이리 저리 이끌었다. 이 사진을 찍고선 바로 저~앞의 북스토어에 들러 할인하는 책들을 둘러보곤 책은 무겁다며 내 자신을 침착시키고는 엽서만 사고 돌아섰던 기억이 난다. 여행 중에 책을 산다는 것은 가장 멋지지만 가장 고달픈 일이다. 2008 가을, 체코 체스키크롬로프 펜탁스mz5, 후지슬라이드센시아100필름, 셀프스캔

photo :: 피사의 사탑, 그 경이로움

말로만 듣던 사진으로 보기만 했던 피사의 사탑 이 눈 앞에 있을 때의 감동이란..! 여행의 즐거움은 이것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 피사의 사탑은 정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 보였다. 사라지기 전에 빨리 봐야할 체크리스트 중 하나에 체크가 된 순간 :D 이었군요. 피사라는 도시는 쓰러져가는 사탑때문에 유명한 것이지만 쓰러지지 않게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했다. 물론 완전히 세우지도 완전히 쓰러트리지도 않는 노력이겠지만. 2008 가을, 이태리 피사 펜탁스mz5, 코닥포트라160vc필름, 셀프스캔

Film: 마지막은 바람처럼, 그렇게 흔들려서 좋아라

두 컷만 더 찍으면 한 롤을 다 채우는 그런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미 숙소로 돌아와 버린 후.. 다시 나가기도 귀찮고해서 창문 밖을 내다보고 피사체가 생겨나길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는데 따릉~하며 자전거 오는 소리. 원하는 구도에 자전거가 들어오길 숨죽여 기다렸다가 셔터를 힘차게 눌렀다. 찰칵- 셔터가 생각보다 많이 열렸다. 차-알카-악. 이런 느낌. 자전거는 빨랐는데..에이.흔들렸겠구나 하며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마지막 컷을 끝으로 필름이 슝슝 돌아가는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괜찮아. 마지막이라 안나올수도 있잖아! 라고 위안했는데. 현상하고 보니 우오~오히려 흔들려서 더 마음에 드는 그런 사진이 나와버렸다. 자전거를 기다리던 그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될 수 있는 그런 사진이. 그리고 그건 이별도..

폴라로이드, 거울같이 맑은 곳, 알렉산드라

뉴질랜드의 '알렉산드라'라는 작은 도시에서 찍은 사진. 해가 막 떴을 때에만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매일 매일 체리 농장으로의 출근 길에 보곤 했었는데, 어느 날 이 장면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에 눈을 뜨자마자 세수도 안하고 카메라 들고 달려나갔던 기억이.. 두 폴라로이드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좌측 사진이 번저 찍은 사진이고 우측이 나중에 찍은 것이다. 비교해보면 시간이 지나니깐 수면에 반사되는게 덜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사되는 것을 노리고 두번째 찍은 사진은 일부러 뒤집어서 찍었는데 첫번째보다 반사량이 덜하여 의도는 충족이 안되었지만...그래도 좋아하는 사진이다.^^ January 2007, Alexandra

폴라로이드, 나의 천국, 마운트 망가누이

뉴질랜드 북섬의 오클랜드에서 살다가 남섬에서 살려고 이사를 가는 길에 일주일간 여행을 하면서 내려 갔다. 그 때 갔던 마운트 망가누이. 날씨도 너무 좋았다 +_+ 그저 좋다고 해변가에서 발라당 누워 일광욕을 즐겼다. 그날 그렇게 뉴질랜드의 뜨거운 태양을 간과해버린 나는 반화상을 입어 살이 다 벗겨지고 말았다는 그런...알고 보면 가슴 아픈 이야기...크크 산 정상에 올라 끝 없이 펼쳐진 가슴 시리게 푸른 바다를 보던 그 느낌을 잊지 못하겠다. 위 사진은 삼각대를 이용해 찍었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단 외국인들(할머니,할아버지들)이 흐뭇한 웃음을 지어...쑥쓰러웠지만 알게 뭐야!하며 찍어댔다. 후; 마운트 망가누이. 마이 페이보릿 플레이스 인 뉴질랜드으~ 꼭 다시 한번 가고 싶다...12월의 뜨거운 태양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