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nacles Desert. 2012 그것은 마치 소행성에 불시착한 느낌이었다. 제멋대로 솟아난 수 천개의 돌 사이 어디에선가 황금빛 머리카락을 가졌다는 그 어린왕자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 것만 같은 그런. 태양빛에 따라 사막의 모습은 노랗고 때로 붉게 변화했다. 새벽녘이나 석양이 질 때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낸다는 피너클스. 이 날 우리는 운이 좋게 해질 무렵에까지 머물 수 있었다. 날이 흐려서 선명한 석양을 보지 못했지만 이미 그것으로 충분히 아름다웠다. 지는 태양빛을 바라보며 석회암 기둥 사이를 가르며 사막 깊은 곳까지 걸었다. 크고 작은 돌 가운데 오롯이 홀로 서 있는 기분은 참 아득했다. 아득하다..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 충분할지는 모르겠다. 기가 센 땅이라 그런지 한발 한발 내딛을 때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