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october
너무나 밝고 화창했던 부다페스트의 마지막 모습과는 달리..
그토록 고대했던 베네치아는 조금...침울했다.
비행기가 베네치아에 거의 다다를 시점부터...비가 내리기 시작했다.ㅠ_ㅠ
맑았던 하늘은 온데간데~없이.
헝가리 부다페스트(Ferihegy) -> 이탈리아 베네치아(Velence Treviso)
WIZZ AIR이용.
비행기 및 택스 66유로 + 공항에서 추가로 낸 20유로 = 총 86유로
15:10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하여 16:30에 도착했다.
일찍 예약했다면 저렴했을텐데 이틀 전에 예약한거라서 비쌌다. ㅠ_ㅠ
기차를 타고 갈 생각이었는데..위험하다고 조조의 엄마가 만류에 만류를 하셔서...급 변경~
(자세한 WIZZ AIR 탑승에 관련한 것은 부다페스트 여행기에 담을 예정)
짐을 찾는 곳. 약간은 허름한 분위기?
낼름 나의 짐을 찾아서 서둘러 이동했다.
오후 4시 반에 도착했으니 짐을 찾고 하니 5시가 훌쩍 넘어섰다.
버스를 타고 공항에서 베네치아 중심지까지 이동하려면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에..정말 서둘렀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이곳은 수많은 사람들이 경고에 경고를 거듭한..
무서운 소매치기의 천국 이탈리아가 아닌가!!!!!!!!!!!
ㅋㅋ이 때 부터 정말 가방을 꼭 부여잡고 온갖 신경을 곤두세웠다.
게이트를 바로 나와서 오른쪽으로 쭉쭉 걸어가니 버스 티켓을 파는 곳이 있었다.
ATVO 버스!
편도에 6유로.
시간표도 챙기고~
뭐 다시 탈일은 없지만 일단 챙겼다.ㅋㅋ
그놈의 문서 욕심이란..
17시 15분 버스를 타고 베네치아 p.le-roma(삐아짤레 로마)로 출발.
꽤 오래걸렸다. 1시간 20분 정도..
점점 날은 컴컴해져가고..
아니, 이미 컴컴해졌고.
창 밖의 비는 멈출 생각을 안하고..
점점 우울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비오는 날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정말 정말 기대했던 베네치아로의 입성인데...
가장 가고 싶던 곳인 베네치아인데..
비와 함께 맞이해주다니..ㅠ
그건 좀 슬펐다.
게다가 나에겐 아주 커다란 짐이 그것도 두개나 있어서...ㅠ
커다란 나의 배낭은 문제되지 않았지만 트렁크돌돌이 녀석이 문제였다.
'아, 비오는데 이걸 어떻게 끌고 가지..'
게다가 거듭강조하지만 이곳은 모두가 위험하다고 백번천번 강조했던 이탈리아이니까는!!
온갖 생각이 상상력과 손을 잡고 머릿 속을 헤집고 다닌다.
그래도 그 와중에 간간히 창 밖을 내다보며
'나는 드디어 이탈리아에 온거야! 여긴 나의 소중한 베네치아야!'
라며 위로아닌 위로를 했다.
그러는 사이.. 1시간 20분 후 드디어 도착.
버스에서 내리기 직전엔 가슴이 턱턱 막혔으나
내린 그 순간 뒤를 돌아보고는 나는 환호성을 질렀다.
꺄.
베.네.치.아.
비오는 도시 베네치아는 정말 완연한 물의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오는 내내 버스안에서 했던 걱정따위는 정말 딱 0.1초만에 사라졌다.
비가 왔던 이유는 나에게 정말 완연한 물의 도시를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아니냐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며 ㅋㅋ
한손엔 우산을 들고 한손으로는 돌돌이 트렁크를 끌고
어깨에 맨 내 몸집만한 배낭 주위에 혹시나 소매치기가 다가오지 않을까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며 걷기 시작했다.
밤이 늦었는데도 비가 오는데도 난 짐이 많은데도 이곳은 소매치기의 천국 이탈리아인데도...
나는 자꾸만 발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꾸만 흔들리는 사진을 찍어댔다.
그 짐을 다 들고 사진을 찍겠다는 자체가 ㅋㅋㅋ 조금 웃겼지만...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눌러댔다.
이곳에 4일동안 있을 것이면서 말이지.
단 1초라도 더, 나의 곳곳에 베네치아를 남기고 싶던 내 마음에서..
그래도 짐이 무겁고 많긴 했다보다.
그리고 소매치기가 무섭긴했나보다..ㅋㅋㅋ
몇 장 찍지 않고 숙소를 찾아 발걸음을 재촉했다.
가장 가고 싶던 도시 베네치아는
암흑 속, 사방이 물에 가득 둘러쌓인 모습으로 날 맞이해주었다.
그 물 내음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비가 오는 것이 역시 나쁘지만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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