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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5 저녁, 공항리무진 버스에서 내렸다.

사실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어서 옆자리 앉은 오네상으로 추정되는 그 분께 신주쿠에 오면 알려달라고 부탁을 했었다는!! 여행지에서는 아는 길도 물어가자 정신을 항상 발휘한다. 특히 영어권 국가가 아닐 경우에는 더더더욱 초긴장 모드.

신주쿠의 무슨 백화점앞이었는데 까먹었다.^^; 아무튼 거기서 하차.
약속대로 나의 언니 박혜영님을 기다렸다. 우리는 어릴 적에 만나 인생의 1/3을 함께하고 있는 가족 같은 사이. 언니는 몇 달째 일본에서 연수 중에 있었다. 특히 나 김혜영과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어 더욱 각별하게 느껴지는 우리 언니님. 그녀와의 재회에 반가움을 느끼며 우선 언니의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런데!!! 그 신주쿠 길에 한글이 버젓이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왠지모를 반가움이 일단 앞섰는데 내용이 뭐랄까 안타까웠다. "길거리에서의 흡연 금지" 물론 영어,한문으로도 적혀 있었다지만 크크 길거리에서의 흡연이 불법이 아닌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난히 더 지나쳐서 한글로 해놨나? 하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아무튼 일본에 있으면서 이 금연 표시와 한글은 자주 볼 수 있었다.




언니는 룸메이트와 함께 집을 쉐어하고 있었는데 집에서 막간의 휴식을 취하며 나의 또 다른 친구 미하를 기다렸다. 미하와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역시 오래되고도 매우 친밀한 친구. 회사에서 휴가를 받은 그녀는 나를 따라 일본에 가기로 결심! 비록 비행기는 달라서 다르게 도착했지만 우리는 도쿄에서 5일을 함께하기로 했다. 일본어를 전공한 미하와 함께라는 생각에 매우 든든했다는 :) 실은 대학 때 필수로 제2외국어를 익혀야 하기에 일어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한글과 어순이 같아 쉽다는 지인들의 말에 용기를 얻어 일어를 택한 것이었는데 외울 것이 왜이리도 많던지! 게다가 내가 한문에 약하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다. 그래서 쓰라린 점수를 받았던 기억이...하하..




아무튼 사족은 여기쯤에서 접고 이제 도쿄에 첫인상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일본, 도쿄의 첫인상은 촉촉함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태풍으로 인해 비행기가 2시간이나 딜레이 되었으니까는.
다행히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비는 그쳐 갠 후 였다.

너무 예쁜 촉촉한 화려한 도시, 도쿄.
우뚝 우뚝 솟아난 빌딩과 아기자기 자리한 건물들.
예. 쁘. 다 .




어떤 사람들은 도시의 번잡함과 화려함을 좋아라하지 않기도 하지만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란 나로서는 너무 익숙한 도시가 역시 좋다. 물론 외곽지역도 너무 너무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번도 도시를 지겹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공기가 탁하고 사람들이 북실대도 역시 도시는 도시만의 매력이 넘치니까는.

도쿄는 정말 대도시였다. 규모가 어마어마한 대도시. 둘러보지 않아도 한 눈에 알아차릴 수 있을정도로 현란한 네온사인과 높은 건물들 옷깃을 스치는 많은 사람들. 한밤중의 시간 따위는 문제되지 않는 밤도 낮같은 아니, 오히려 낮보다 밤이 활동적인 것 같은 도시 도쿄의 신주쿠 지역.




무사히 미하와의 상봉까지 마치고는 우리는 숙소를 잡았다. 정말 거의 아무 계획 없이 갔던 도쿄였다.
어느 정도였냐면은 숙소 예약도 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의 숙소리스트를 뽑아내 전화번호만 달랑 적어왔다. 크.
그야말로 무대포 정신의 일인자가 우리 둘이었다. 숙소에서 차량이 나와 우리를 픽업해주었고 이 때 박혜영언니와는 잠시동안 바이바이를 했다. 차를 타고 우리는 숙소로 향했다. 부릉부릉.





다행히 남은 방이 있다는 말에 기뻐했던 것은 잠시..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너무너무 다른 모습에 할말을 잃고-
여기서는 도저히 5일이라는 시간을 보낼 수가 없다는 결론을 순식간에 내려 버린 우리 둘은 짐을 놓고는 바로 돌아 나왔다. 그 때 시간 새벽 1시 경. 무섭지는 않았다. 이웃 나라여서일지 든든한 친구와 함께여서 일진 모르겠지만. 게다가 현란한 불빛의 네온사인들도 한몫했을 것이다. 만약 불빛이 희귀한 산골마을이었다면 나는 두려움에 한 발자국도 나오지 못했을 것. 우선은 목마름에 편의점에 들렀고 맛있다던 "밀크티"를 사 먹었다. 500ml 짜리 종이팩에 담긴 립톤 밀크티라니! 익숙한 립톤의 이미지였지만 그 패키지의 조합이 신선했다. 그리고 일본인의 다정함(?)에 감동먹었다. 나는 그저 음료하나 구입했을 뿐인데 비닐봉지에 담아 빨대까지 넣어서 건네주더라. 우앙.
고객감동!! 이런 저런 이유로 도쿄에 있던 내내 편의점을 사랑하게 되었다.




어쩌지.
이 오밤중에 어디가서 숙소를 찾지.
하지만 도쿄도 서울과 마찬가지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번화가이니 건물 뒷편으로 무언가 숙소들이 많을거라는 예상에 우리는 뒷골목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사실 조금 무서웠다. 하지만 심심찮게 삼삼오오 지나는 사람들과 커플들을 볼 수 있었다. 크. 역시 예감은 적중했고 모텔과 호텔이 즐비한 거리가 나왔다.






REST 4,500엔, STAY 8,200엔...이라고 적힌 간판을 보며 엥? 레스트는 뭐람? 하는 물음표와 함께 친구와 나는 웃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하하하. 어딜가도 사람사는 곳은 마찬가지구나 하는 말들과 더불어.

여하튼 빈 곳도 없었고 남은 곳은 턱 없이 비싸기만 했다.
게다가 우리는 며칠연속 머물 곳이 필요한데 그렇게는 안해준다고 한다. 퇴실을 했다가 다시 입실해야 한다나.

피곤하기도 하니 일단 철수하고 조금도 몸을 뉘기 싫은 그 숙소에서 눈을 아주 잠깐 붙였다.
그리곤 다시 꼭두 새벽부터 숙소 찾기에 나선 우리. 슬슬 날이 밝아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냥 무작정 걷기로 했다. 빌길 닿는대로 사람들 없는 한산한 골목골목을 누볐다. 가정집들이 즐비한 골목들..



그렇게 걷다가 느낌 있는 장소들을 발견하면 정말 기쁘다. 사실 나는 이런 발로 걸어다니는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훨씬 값진 장면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러면 정말 보석이라도 찾은 듯한 기분에 휩싸여 버린다. 진정한 여행은 이런 식의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빚어내는 에피소드들의 모음집이 아닐지.




파란 색이 노란 우체통, 그리고 빨간 집배원아저씨 오토바이(로 추정)와 너무 잘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당장 동화속에서 튀어나올 법한 색채들. 일본이라는 나라를 색으로 표현하자면 무채색의 느낌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간혹 이렇게 강렬함이 삐져나올 때면! 그 희귀한 매력이 엄청나 주신다. 본래 숙소를 찾겠다는 목적은 뒤로 한채 우리 둘은 그냥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시간은 새벽 5시경 동틀 무렵인데 이미 날은 환해진 느낌. 그냥 서울의 동네 거리쯤 걷고 있는 듯 편안한 기분이었다.




버스 정류장의 의자가 너무 귀여웠다. 사진으로 크기가 가늠될지 모르겠는데 일본인들은 엉덩이가 작은 편인가보다 하는 생각을 갖게한 정류장의 의자. 현대화의 중심지일 도쿄에 이러한 버스정류장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정겹기도 하고 귀여웠다.




그렇게 정처없이 돌아다니던 우린 정말 저엉말 운명처럼 '코지빌'이라는 숙소를 찾아냈다.
우리는 그저 횡단보도를 건너려 신호를 기다리는데 건너편에 캐리어를 끌고 오는 여성들을 발견한 것. 왠지 모르게 한국인일거라는 확신이 섰다. 그리고 그녀들은 방금 도쿄에 도착한 한국인이 맞았고 예상대로 숙소를 향해 가는 중이었다! 꺄울~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따라 나섰고 정말정말 다행히도 그 곳에 빈방이 있었다. 가격도 저렴한 축에 속했고 너무 깔끔한 시설이었다 :D 헤헤
하루에 7,000엔씩을 내고 둘이서 사용했다. 그러니까 일인당 하루에 3,500엔씩 부담한 격.
(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나중이야기에 수록할께용)

물론 철저하지 못했던 준비성 때문에 숙소 찾아 삼만리 여정이었지만 덕분에 상쾌한 아침공기도 마시고 (새벽공기인가? 여기는 참 해가 빨리 떠서 깜짝 놀랬다. 크) 신주쿠의 밤도 경험하고!!! 즐거웠다.

태풍이 지난 후라서 하늘도 너무 예쁜 파랑색!
아름다운 도쿄의 아침이구나.


그렇게 이튿날, 그러니까 7월 16일 새벽 6시가 되서야 비로소 우리는 도쿄에서의 안식처를 찾을 수가 있었다.




[참고로 위사진은 코지빌이 아닙니다. 그냥 지나다 찍은 가정집!]


0715. 첫째 날 경비 내역 ▶ 총 6,135엔

공중전화 30엔
공항 리무진 버스 3,000엔
숙박료 1박 3,000엔 (처음 갔던 숙소비용, 완전 날린 셈! 나중에 간 숙소는 이튿날 지출 내역에 수록)
밀크티 105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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