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 경, 체코 프라하의 공항에 도착했다. 쿵쾅쿵쾅대는 마음을 진정시키기란 쉽지 않았지만 애써 타이르며 비행기를 나섰다.
입국 수속을 무사히 마치고 수화물을 찾으려고 기다리는데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기 짐을 찾아 떠나는데 내 짐은 어디에도 없었다..........................허걱..OTL..
안그래도 러시아 항공사가 수화물 분실사건 및 도난사건이 많다고 익히 듣긴 했다만 다른 사람들은 다 찾아가는데 왜 내 짐만 없는걸까? 공항 직원에게 내 짐이 안나왔다고 말했더니 다음 도착까지 한번 기다려보란다. 아니 말이 되냐 따졌지만 일단 기다려보라던 무책임한 프라하 공항 직원들. 또 다시 한타임 기다렸으니 내 짐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번에는 Luggage Claim 하는 곳에 가보라고 이제서야 말해주던 무책임한 직원들이여 T_T 내 맘은 그동안 썪어 들어가고 있었다.
왜 내게 이런 시련이-
수화물 분실 센터에 가봐도 없고 결국 알아보니 내 짐은 아직도 러시아 공항에 있다고 하더군. 러시아에서 비행기를 갈아탈 때 나의 짐은 차마 나를 따라오지 못했나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중요한 모든 값나가는 물품들은 캐리어에 담아 기내에 싣고 왔지만 모든 옷이라던지 세면도구라던지 하는 물품들은 수화물로 부친 배낭에 들어있었다. OTL.
루시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고 직원과 루시가 통화를 하게 했다. 루시와 체코어로 샬라샬라 이야기를 하더니만 이야기를 잘 마쳤는지 루시네 집으로 이튿 날 나의 짐을 가져다 주겠다고 했다..오 마이 루시. 그녀가 없었다면.......??.....그런 상황은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일단 상황을 종결짓고 각종 증명 문서를 받아 공항 문을 나서곤 마중나온 Lucie와 상봉했다. 어찌나 위안이 되던지. T_T
예정보다 1시간이나 늦게 나온 나때문에 무척이나 걱정했다는 루시와의 재회는 정말 그 어느때보다 내게 큰 힘이 되었다.
루시가 아니었다면 낯선곳에서 덜렁 버려진 느낌으로 눈물의 프라하로 난 그곳을 기억하고 말았을 것..
그렇게 도착한 프라하의 저녁 바람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얇은 후드집업을 하나 걸치고 온 나였으니;
우리는 캐리어를 끌고 시티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보내는 루시. 알고보니 버스표를 그렇게 받는다고 한다. 신기했다. +_+ 휴대폰으로 버스표를 끊다니! 편리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겪어보니 관광객들에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ㅠ_ㅠ 현지인들만을 위한 편리한 서비스였다..
거의 2년여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을 부둥켜 안고 길 잃은 양이 목자라도 만난 마냥 기쁨에 사로잡혀 그간의 밀린 수다를 나누며 우린 프라하 시내로 향했다. 비록 늦은 시간이었고 (9시가 다 되어갔을 것이다.) 바람이 매서운 날이었지만은 마음만은 무엇보다 따듯하고 편안했다.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은 ♡
[사진/글.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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