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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라 2

film. 좋아하는 사진

좋아하는 사진이다. 이탈리아의 시에나라는 작은 마을 골목에서 찍었다. 오후께의 빛과 그늘 그리고 참 많이 좋아하는 하늘 빛이 잘 담겨서. 그리고 어디론가 펄럭이며 날아가는 새의 자유로움이, 가까이에 열려있는 창문의 시원함이 좋아서. 그냥 좋다. 왠지 모르게 그냥 좋은 사진. 이 사진을 보고 있자면, 그 때의 따듯한 빛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만 같다. 그냥 좋은 사람이 있듯, 내겐 그냥 좋은 사진. [사진. 이탈리아 시에나, pentax mz5, 코닥포트라160vc필름, 셀프스캔]

Film: Italy, Siena

'시에나'를 방문하던 날의 아침이 아직도 생생하다. 새의 지저귐 소리와 함께 눈을 떴던 어느 날, 날씨를 핑계로 피렌체에 머문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던 그 어느 날에 하늘이 너무 맑고 이뻐서, 역시, 날씨를 핑계로 하여 그날 예정되어 있던 쇼핑 스케쥴을 모두 제치고 '시에나'로 향했다. 홀로 하는 여행의 즐거움중에 하나일 것이다. 내 마음대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은.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걷던 '시에나'의 골목길 또한 여전히 생생하다. 좁다란 비꼴로 사이로 붉은 기운이 맴도는 벽을 사방으로 감싸며 걷는다. 창문 형식이 도시마다 틀리다는 점을 재밌게 발견해가며.. 그렇게 창문하나, 벽돌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내 발이 맞닿은 '시에나'라는 도시를 이해해가던 순간. 내 키만한 커다란 지도를 들고 정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