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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컷만 더 찍으면 한 롤을 다 채우는 그런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미 숙소로 돌아와 버린 후..

다시 나가기도 귀찮고해서 창문 밖을 내다보고 피사체가 생겨나길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는데 따릉~하며 자전거 오는 소리.

원하는 구도에 자전거가 들어오길 숨죽여 기다렸다가 셔터를 힘차게 눌렀다. 찰칵-
셔터가 생각보다 많이 열렸다. 차-알카-악. 이런 느낌.
자전거는 빨랐는데..에이.흔들렸겠구나 하며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마지막 컷을 끝으로 필름이 슝슝 돌아가는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괜찮아. 마지막이라 안나올수도 있잖아! 라고 위안했는데.

현상하고 보니 우오~오히려 흔들려서 더 마음에 드는 그런 사진이 나와버렸다.
자전거를 기다리던 그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될 수 있는 그런 사진이.

그리고 그건 이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은 바람처럼, 그렇게 흔들려서 때론 좋은 그런 것...

그리하여 훗날엔 그마저 좋다고 여겨질 그런 것.





2008 가을, 이태리 피렌체에서.
펜탁스mz5, 코닥포트라160vc필름, 셀프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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