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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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Korea

[강원도/중도] 춘천 가는 열차를 타고

아이엠줄리 2008. 9. 26. 13:58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첫 데이트로 추억하고 싶던 곳, 춘천.

이유인 즉, 좋아하는 수필집인 피천득선생님의 '인연'에 춘천이 멋들어진 느낌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참 아끼는 구절이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위 뿐만 아니라 다른 책이나 노래 등에서도 숱하게 등장하기에 왠지 모를 기대와 설레임이 있는 곳이 춘천, 그리고 소양강이었다.

여행을 즐기는 편인데도 그 주변머리는 수 없이 갔지만 정작 춘천역 근방엔 가지 않았다. 춘천이란 곳을 아껴두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얼마 전 주말, 그 춘천행 기차에 드디어 탑승했다.







철도청 사이트에서 미리 예매해 둔 청량리-남춘천역 구간 승차권. 청량리 역사내에 있는 승차권 발매기를 이용해 발권하였다. 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춘천역은 당분간 운행하지 않아서 남춘천역이 경춘선 열차의 종착역이 된다. 우리는 그 종착역, 남춘천역으로 간다.

기차 요금은 청량리-남춘천 구간 편도 1인이 5,600원이었다.







오랜만에 타는 기차에 감회가 새로웠다. 약 2시간 가량 가는 기차안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한참을 달리니 탁 트인 풍경의 강가가 나와 마음 속이 화하게 시원해졌다. 기차 여행엔 예로부터 사이다와 계란이 필수이지만 닭갈비를 위해 참았다♡








드디어 도착! 다음 행선지가 적혀 있지 않은 표지판을 보고 기분이 묘해졌다. 역전에는 기차에서 막 하차해 버스 혹은 택시를 타려는 인파들로 붐볐지만 그 역전 근처는 다소 썰렁한 기운이 맴돌았다. 2008년이라는 연도의 숫자가 무색할 정도로 옛 모습에 멈춰진 듯한 간판 스타일이라던지 건물의 높이라던지 하는 모습이 정겹기도 했다. 그렇지만 개발이 좀 되어 갈만한 곳이 갖추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해보았다.







역전근처가 번화할거란 예상은 산산조각이 났고 근처 가장 번화한 곳이라는 명동으로 갔다. 택시를 타고 가니 3천원정도가 나왔다. 2800원정도. 서울의 명동이 생각났다. 춘천의 명동은 서울의 그 것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은 춘천의 명동엔 그 유명한 '닭갈비 골목'이 있다는 점! 그리고 충분히 있을 것들이 다 있어보이는 듯한 번화함이 있었다. '명동 닭갈비 골목' 이라는 친절한 안내판이 우리를 안내했다. 그 골목으로 진입하니 온통 닭갈비 집으로 가득찬 모습에 어느 가게로 가야할지를 모르겠더군. @_@







동네 주민에게 물어 '춘천 중앙 닭갈비'를 찾아갔다. 사실 다 비슷비슷하다고 한다지만 그 중 추천해주십사해서 여쭈어 찾아가보았다. 매스컴에도 나온 그런 음식점에 1,2층으로 조금 큼지막한 닭갈비가게였다.







닭갈비가 300g 1인분에 8,500원이었고 2인분이상 주문해야한단다. 그 외에 닭갈비와 잘 어울리는 막국수는 4,000원이었다. 우리는 닭갈비 2인분에 막국수를 주문했다.








기본적으로 여러가지 사리가 들어있는 닭갈비였기에 사리를 추가로 주문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보였다. 물론 여러 인원이 온다면 필요하겠지만은. 둘이서 먹기에 2인분과 막국수는 양이 많은 듯 해보였지만 막국수를 먹어보고 싶은 마음에 시켰다. 막국수 면이 조금 특이한 것 같아서 새로웠다. 보들보들하다고 해야하나. 닭갈비는 매콤하면서 달콤한 맛이 너무 너무 환상적이었다. 드디어 춘천 닭갈비를 먹어보는구나 +_+ 사실 막상 서울에서 먹던 닭갈비 맛과 흡사했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므로^^;;) 춘천이라는 기분에 왠지 더 맛있게 느껴졌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이제 중도로 향했다. 중도까지 3천원 가량의 택시비가 나왔다. 돌아가기 위해 남춘천역으로 갈 때도 그 정도의 비용이 나왔던 것 같다.







대학생은 학생증을 보여주면 할인이 된다. 나는 아직 학생이므로 할인을 받았다. 중도관광지 입장권 + 배 탑승권이 도합 4,800원이었다. 일반은 5,300원, 청소년과 군인 4,300원, 어린이 3,400원, 경로 3,500원, 유아 2,000원, 장애인 3,000원이고 단체 및 강원도민은 할인이 된다.







배 운항 시간은 중도행은 09:00부터 30분 간격으로 18:00까지 있고 중도에서 나오는 배는 09:05부터 3분간격으로 18:05까지 있었다. 연장운항시에는 각각 20:00, 20:05가 막배시간이다. (문의:243-2805)






배는 그렇게 막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크기였고 5분 정도 타고 갔다. 맑은 날이라서 하늘과 강이 너무 아름다웠고 특히 수면 위에 반사되는 풍경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이국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5분 후에 배에서 내리니 내리자마자 좌측으로 자전거 대여소가 눈에 띄었다. 1시간에 4천원이었고 2인용 자전거는 8천원이다. 그런데 서비스로 조금 더 주시는 센스가 있으셨다! 자전거 도로도 있고 하니 자전거를 대여하기를 추천한다. 자전거 말고도 다른 것도 있었는데 오토바이라고 해야하나? 좌석이 있는 자동차도 아닌 오토바이도 아닌^^;; 그런 것도 대여해 주었다. 마차 같이 생긴 것도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조용한 섬 안을 씽씽 달렸다. 곳곳에 보이는 겨울연가 촬영지라는 푯말이 눈에 띄었다. 드라마에서 준상과 유진이 자전거를 타고 달렸던 그 곳이 바로 중도라고 한다.








바람도 산들산들하게 느껴지고 너무 평화로운 모습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바로 옆에 흐르는 강을 두고 자전거로 달리는 기분이란 ♬






그렇게 섬을 쭉 한 바퀴도는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대여한 시간이 남아서 반바퀴 정도 더 돌았던 기억이 있다. 중간에 벤치에서 쉬고 했는데도-

섬에는 피크닉 나온 가족단위의 사람들과 연인들이 많은 것 같았다. 잔디밭에서 도란도란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섬 안에 매점과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곳도 있었다. 그렇지만 하나 씩있으므로 왠만하면 밖에서 먹고 오는 것이 좋을 듯하다. 또한 숙소도 있어 사전에 예약을 하고 이용하면 좋을 것도 같았다.


중도 관광 유원지 웹 사이트
http://www.gangwondotour.com/work/



막상 찾아간 춘천에 기대했던 것만큼의 뭔가 특별한 것이 있던건 아니었지만 마냥 좋았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장소도 시간도 아닌 누구와 함께인가하는 것이니까는. 아껴두었던 곳에 함께 오고 싶을 만큼의 사람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완연한 가을이 오면 우리는 소양강을 다시 찾기로 했다. 소양댐 구경을 위하여 후후



(사진,글.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