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를 방문하던 날의 아침이 아직도 생생하다. 새의 지저귐 소리와 함께 눈을 떴던 어느 날, 날씨를 핑계로 피렌체에 머문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던 그 어느 날에 하늘이 너무 맑고 이뻐서, 역시, 날씨를 핑계로 하여 그날 예정되어 있던 쇼핑 스케쥴을 모두 제치고 '시에나'로 향했다. 홀로 하는 여행의 즐거움중에 하나일 것이다. 내 마음대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은.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걷던 '시에나'의 골목길 또한 여전히 생생하다. 좁다란 비꼴로 사이로 붉은 기운이 맴도는 벽을 사방으로 감싸며 걷는다. 창문 형식이 도시마다 틀리다는 점을 재밌게 발견해가며.. 그렇게 창문하나, 벽돌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내 발이 맞닿은 '시에나'라는 도시를 이해해가던 순간. 내 키만한 커다란 지도를 들고 정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