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변경선을 지나 시간을 가르며 날아가고 있다. 이 순간, 내 인생에 없어지는 시간이 생긴다. 2011년 7월 26일 새벽 두시 반부터 2011년 7월 26일 오후 여섯시 반까지, 딱 16시간. 사라질 이 시간처럼 감정도 소멸될 수 있을까. 거짓말처럼. 온통 어지러운 마음을 다독이며 미래로 향한다. 사라져가는 시간 속에 나의 운명을 담근 채. 괜찮아. 때로 이렇게 시간을 잃는 여행도 나쁘지 않잖아. - 태평양 어느 상공, OZ201에서 - 6박 8일간 미국 서부 여행을 다녀왔다. 그래서 현재는 후유증 앓이 중. 사랑도 여행도 역시, 병이다. 여행을 다녀온 후면 꼭 적게는 이삼일, 많게는 한달쯤 후유증에 시달리곤 한다. 분명 이건 시차적응의 문제만은 아니다. 시차가 없는 나라에 다녀와도 후유증은 늘 건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