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all photos : LOMO LC-A+ , lomography film 400 , 6 feb. 2011
 





서울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가장 서울스럽지 않은 동네는 아마 부암동일 것이다.
내가 이 보석같은 부암동의 존재를 처음 안 것은 몇해 전의 일이다.
처음 알고서는 꽁꽁 숨겨놓고 아무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던 곳.
이곳의 부산스럽지 않은 느낌이 너무 좋아서, 마음에 드는 가게들도 꽁꽁 숨겨놓고만 싶었다.
정말 좋은 것은 소개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란 인간의 깜찍한 과욕이지 않을까.

개인적으론 부암동의 첫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그 후로 갈 때마다 조심스러워진다.
행여나 그 기억이 바래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바이크에 몸을 싣고 이른 아침 공기 속을 달리던, 내 청춘의 한 페이지가 그 곳에 있다.











LOMO LC-A+ 의 첫컷은 때로 이렇게 반쯤 잘린 채로 나오는데 그게 오히려 더 매력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부암동에 가기 위해서 광화문역 3번출구에서 7212번 (혹은 1020번, 7022번) 버스를 타고, 부암동 주민센터 정류장에서 내렸다.
정류장 길 따라 이어진 아기자기한 숍들이 눈길을 발길을 끌어 당긴다. 셔터를 가만히 찰칵 찰칵-













여자는 좋은 구두를 신어야 된다고, 그래야 그 구두가 좋은 삶으로 이끌어 준다는 말은 왠지 낭만적이다.
그래서일까?예쁜 구두만 보면 여자들은 정신을 못차리지요. 물론 구두가 불편한 사람 빼고 :)













문을 빼꼼 열고 들어가고픈 아기자기한 카페들..
아직 2월은 겨울이라, 저 자그만 산타모자의 양이 어색하지 않은 풍경을 자아낸다. 따듯해.












부암동 길에 구석 구석 퍼져있는 가게들을 염탐하는 것도 좋지만,
부암동의 백미인! 백사실 계곡을 가는 것을 빼놓을 수가 없다. 타박타박 백사실 계곡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백사실계곡을 가는 방법은?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바로 오른쪽으로 조금만 올라오면.. 나오는 골목길로
또 조금만 들어오면.. 위 사진과 같은 곳이 등장하는데 이 때 오른쪽으로 난 길로 쭉~계속 올라가면 된다.











은근 꽤 걸어야 한다. 걸음걸이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총 20~30분정도 소요된다.
뭐 사실 이 정도는 날씨 괜찮은 날 산책하기 딱 좋은 거리! 사진 찍으면서 뉘엿뉘엿 걷다보면 금방이다.













길을 따라 쭉 올라가다보면 저 멀리 산도 보이고...가정집들도 보이고..카페도 보이고..
산 속에 포옥 파묻힌듯, 참 맑은 분위기의 곳이다. 여기가 서울 중심부 맞지요?











그렇게 한참 걷다보면, 산모퉁이카페도 등장한다.
드라마 커피프린스에서 등장인물의 집으로 나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곳.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카페.. 인기 있을만 하다. 전경이 좋긴 좋다.
봄가을에 이곳 테라스에 앉아 따듯한 차 한잔 마시면, 세상사 모든 고민에 안녕을 고하는 기분?!















하지만 오늘의 목적지는 이곳이 아니라 백사실계곡. 아직 400m가 남았다는 친절한 이정표가 있다.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 화이트 로모 LC-A+ 와 함께. 조금 더 걸으면 된다구우!


















아, 드디어 도착이다!! 야호-
백사실계곡은 도롱뇽 서식 보호지역, 생태경관 보전지역이다.
도롱뇽이 살고 있다니. 옛날엔 당연했을 일이 지금은 신기할 뿐.. 도롱뇽아 이곳에 영원히 살아줘!















2월이지만 조금 풀린 날씨라 성큼 백사실계곡을 향해 나섰는데, 여전히 산은 하얗다.
사실 이 계곡을 찾는 것은 그 날 이 후 처음이었다. 나는 그 마지막 느낌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초록의 향기를 헤치며 걷던 안개 가득했던 새벽 숲. 
잊혀지지 않는다. 아니, 기억하고 있다.
그런 날들은 문득 문득 떠올라 지친 나를 일으켜주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가끔은 그로 인해 목이 메이기도 한다.
만약이라는 단어가 또 그렇다. 사람을 한순간에 나락으로 내던져버린다.

삶이란 그 앞을 알 수 없는 것.. 순간 순간의 작은 선택이 모여 내일을 만든다.
그 때 만약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끝은 과연 행복했을까?

나는 감히 또, 소망해본다. 오늘 나의 선택에 내일의 내가 행복하기를-
중요한 순간 앞에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있기를.













꽁꽁 얼어버린 백사실 계곡. 아직 겨울은 정말 겨울이구나. 나만 봄이 조금 다가온 줄 알고 신났나보다.
물이 조금은 흐르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뭐 이렇게 꽁꽁 얼어버린 계곡의 모습도 멋졌다.
언제 또 계곡 물 위를 걸어보겠습니까. 꽤 두껍게 얼었는지 그 위를 걸어도 끄떡없다.














감기기운이 있었는데 찬바람을 오래 쐬었나보다. 목소리가 갈라지기 시작하여, 서둘러 다시 돌아나왔다.
어느 집에서 모락모락 풍겨나오는 연기가 옛스러운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정류장 근처로 돌아나와서, 근처 카페로 잠입.







따듯한 레몬차 한잔에 시린 손, 마음까지도 사르르 녹아내린다.
오늘의 부암동 마실은 여기까지 :)










▲ all photos : LOMO LC-A+ , lomography film 400 , 6 feb. 2011
 












댓글
댓글쓰기 폼
Total
2,118,594
Today
8
Yesterday
69
«   2019/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