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줄리

나의 기억 저장소

일상

AM01:55 부산에서

아이엠줄리 2010. 5. 7. 02:00













나는 지금 부산에 있다.

파도섞인 바람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오는, 해운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방 한 구석에 앉아,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귓가에는 좋아하는 노래들로 구성된 미니홈피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 순간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머리와 마음이 전부 다 하나되어 말랑말랑해지는 순간.

그리고
내 옆에는 나의 친구, 나의 오네상, 아키(Aki)가 곤히 잠들어있고, 지금 시간은 새벽 1시 55분이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13시간 후에 작별인사를 할 것이다.




작별인사.

사실 그녀와 나는 지금껏 숱한 작별인사를 해왔다.
뭐든지 결국엔 익숙해지는 것인가보다. 결코 익숙해지지 않을 것만 같던 작별인사에도 익숙해지는 것을 보면..
(이번의 작별인사도 마지막이 아니란 것을 알기에 괜찮을 수 있는 것이겠지만)

아마도 처음이라 무지하게도 어려웠을 그 인사가 문득 떠오른다.
한참을 울먹거리던 나에게 아키는..이렇게 누군가와 헤어지기에 또 다른 만남을 맞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하며 줄리가 없는 알렉산드라의 남은 날들에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했었지.

아,
그날이 이토록 생생한데, 우리는 또 시간을 흘려 보냈고 지금은 이렇게 또 함께 부산에 있다.
언젠가 또 다시 함께 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

아키와 나는 지금껏 다섯 번의 재회를 했지만, 이번 재회는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호주와 미국에서 일을 하다가 일본으로 귀국하는 아키는 한국에 들러 나를 보고 가는 것을 택했다. (스위리!)
딱 2년하고도 2개월만이다. 그 시간의 흐름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 사실 난 두려웠다.
앞으로 또 다른 2년이 무심히 지나가버릴까봐서.








내일은 다행히도 날씨가 아주 좋다고 한다.
밝은 햇살만큼 밝은 미소로 손을 흔들어 보일 것이다. 내 웃는 얼굴이 가장 좋다는 나의 언니, 아키에게-
또 다른 내일에 또 다시 만날 다짐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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