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줄리

나의 기억 저장소

유럽 29

photo :: 걸음하듯 산책하듯

 체스키크롬로프라는 도시는 그냥 골목을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곳이었다. 물론 유럽 어느 곳의 어느 거리를 걷듯 묘하게 들뜨고 멋지다 여겨지긴 하다만은 체스키크롬로프는 그중 단연 으뜸이었다. 프라하 같은 대도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아담한 도시 안에 이리 저리 얽혀진 골목들은 나를 이리 저리 이끌었다. 이 사진을 찍고선 바로 저~앞의 북스토어에 들러 할인하는 책들을 둘러보곤 책은 무겁다며 내 자신을 침착시키고는 엽서만 사고 돌아섰던 기억이 난다. 여행 중에 책을 산다는 것은 가장 멋지지만 가장 고달픈 일이다. 2008 가을, 체코 체스키크롬로프 펜탁스mz5, 후지슬라이드센시아100필름, 셀프스캔

photo :: 피사의 사탑, 그 경이로움

말로만 듣던 사진으로 보기만 했던 피사의 사탑 이 눈 앞에 있을 때의 감동이란..! 여행의 즐거움은 이것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 피사의 사탑은 정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 보였다. 사라지기 전에 빨리 봐야할 체크리스트 중 하나에 체크가 된 순간 :D 이었군요. 피사라는 도시는 쓰러져가는 사탑때문에 유명한 것이지만 쓰러지지 않게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했다. 물론 완전히 세우지도 완전히 쓰러트리지도 않는 노력이겠지만. 2008 가을, 이태리 피사 펜탁스mz5, 코닥포트라160vc필름, 셀프스캔

Film: 마지막은 바람처럼, 그렇게 흔들려서 좋아라

두 컷만 더 찍으면 한 롤을 다 채우는 그런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미 숙소로 돌아와 버린 후.. 다시 나가기도 귀찮고해서 창문 밖을 내다보고 피사체가 생겨나길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는데 따릉~하며 자전거 오는 소리. 원하는 구도에 자전거가 들어오길 숨죽여 기다렸다가 셔터를 힘차게 눌렀다. 찰칵- 셔터가 생각보다 많이 열렸다. 차-알카-악. 이런 느낌. 자전거는 빨랐는데..에이.흔들렸겠구나 하며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마지막 컷을 끝으로 필름이 슝슝 돌아가는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괜찮아. 마지막이라 안나올수도 있잖아! 라고 위안했는데. 현상하고 보니 우오~오히려 흔들려서 더 마음에 드는 그런 사진이 나와버렸다. 자전거를 기다리던 그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될 수 있는 그런 사진이. 그리고 그건 이별도..

체코 #02. 프라하 야경 간보기

 프라하 공항에서 시내로 오는데 버스, 지하철을 타고 열심히 가다가 루시가 물었다. 야경을 보고 집에 들어가지 않겠느냐고, 물론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있지 않아서 추웠지만 ㅠ_ㅠ (수화물이 분실되어서 입을 옷이 없었...ㅠ_ㅠ) 야경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지는건 어쩔 수 없는 여행객의 심정이었다. 후후. 그래서 열심히 하나 남은 트렁크를 끌고서 야경을 보러 루시를 따라갔다. 프라하의 지하철은 좌석이 기차처럼 생겼다. 그리고 노선이 단순해서 좋았다^^; 그리고 전편에서도 말했듯 버스는 불편했다. 하지만 마음씨 좋은 버스기사 아저씨를 만나서 원래 노선이 아닌데도 태워다 주셨다. 한마디로 버스모양새를 한 택시를 탄 셈이되었다. 다행이야. 그 분 아니었으면 우리 야밤에 방황하느라 고생할뻔했지. 버스 아저씨께서..

세계여행/Europe 2009.02.03

photo :: 빛으로 시간을 알던 폼페이 사람들

고대 폼페이 사람들이 이용했던 공중 목욕탕 내부.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잘 살펴볼 수 있었는데 인상 깊던 것은 천장을 통해 나오던 빛이었다. 어떤 창문으로 빛이 어떤 각도로 들어오는가를 보고 시간을 짐작했다고 한다. 폼페이 사람들이 두뇌발달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고 하던데.. 물론 화산재로 덮여 버렸긴 하지만 말이다. November 2008

필름 2009.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