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줄리

나의 기억 저장소

일상 147

사람이 사람에게 끌린다는 것

처음 만나는 사람인데 자꾸만 눈이 가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가만 보면 마음도 따라가 있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되지. 끊을 수 없는 관심. 그 설명 될 수 없는 끌림은 처음 만나는 순간 이미 결정되어지는 운명 같은 것. 사랑은 아직 내게 그러한 이름이다. 비록 지난 사랑이 커다란 상처와 불신을 더해주었지만 그건 어쩌면 더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갖게 해주려는 나의 인생 악보의 한 음표였다는 생각이 든다. 감정을 가지고 느리게- Andante espressivo 안단테 에스프레시보.. 난 오늘도 그렇게 내 삶을 조율한다. 자꾸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심장을 꼭 쥐어 잡으며 말이다. 새벽 6시 3분, 비틀즈의 음악과 함께 빗소리가 내리고 있다. word of wisdom 'let it be' . . whe..

일상 2008.07.24

마인드에 컨트롤키가 듣지 않는건

늦은 밤 신촌의 밤거리는 시간을 잊게 한다. 많은 사람들 그리고 찬란한 불빛들. 한 낮의 더위를 한방에 몰아줄 듯한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그러자 그녀가 양팔을 벌려 바람을 껴안듯 말했다. "아 나는 태풍을 느낄 수 있어" 그리곤 한 3분 뒤 나는 빗방울을 맞았다. 비를 조금도 예상할 수 없던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우앙! 신기하다며 우리는 방방거렸고 그 덕에 어젯 밤 창문을 열고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렇게, 분명히 기분 좋게 잠들었던 것 같은데 악몽을 꿨다. 악.몽. 어떤 이에게는 악몽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내겐 끔찍한 악몽이다. 어젯 밤, 친구와 지난 이야기들을 나눴던 것이 화근이었나보다. 한동안 정말 오랫동안 없었던 내용의 꿈이었다.. 언제쯤 온전히 아무렇지도 않아질 수 있을까..

일상 2008.07.21

새까맣게 아니, 새하얗게

[사진. 2008년 당산역] 비교적 잠시였지만 어쨌든 한 때는 연인의 이름으로 있던 그를 지금은 편안한 친구로 만나는 나를 보며 그냥 막연히, 그저 잊어버렸다고 생각했었다. 혹은 잊었을거라고 그냥 그렇게- 그런데 나 정말 새까맣게 아니, 새하얗게 잊었던거 있지. 그럴 수도 있구나 사람이 잊어버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다행이면서도 조금 서글픈 생각이 들어. 그건 잊어버려야 좋을 일이라서 다행이지만은.. "걔 그 때 전 사람 생각난다고 너 앞에서 다른 여자 얘기했었잖아" 라는 친구의 말을 들은 순간 그제서야. 아 맞다 그랬었지. 라고 그.제.서.야. 잊었던 것들이 생각이 났다. 그러면서 다시 화가 났지만 아마 나는 곧 다시 잊어버릴테지. 어쨌든 다행히도 흐릿해져버릴 것이다. 마치 카메라 렌즈의 초점을..

일상 2008.07.18

Feeling대로 사랑하기

[사진. 5Apr.2008 @경강역] 가끔은 자신조차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을 타인이 일러줄 때가 있다. 어쩌면 본인도 이미 알고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안될테니까 그래도 안될테니까 그래서 안될테니까 눈을 감고 입을 막고 아무 것도 못 느끼게- 하지만 감정이란 본래가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잡을 수도 없다. 나이를 먹을 수록 참아야 좋을 일이 그러면 안되는 일이 늘어난다고들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영화 '섹스앤더시티'에서 남편을 용서하지 못하는 미란다에게 캐리는 말하지. Logic만을 생각하는 것보단 Feeling대로 따르라고- 하지만 직업이 변호사라서 어쩌면 더 이성적일 그녀는 결정해야할 당일까지도 남편의 좋은 점, 나쁜 점을 차트로 만들어 분석한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일상 2008.06.11

don't ask

이유조차 묻지 않았다. 그런건 소용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돌아선 감정 앞에서- 어떠한 이유도 다 무색한 것이라고.. 그냥 이유없이 그만하고 싶은 것. 처음에 그냥 시작하고 싶었듯이-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어쩌면 냉정하게. 왜였을까. 자존심 때문에? 글쎄, 그건 아마도- 그렇게 억지로 스스로를 다잡지 않으면 와르륵 무너져버릴 나라서 그러기엔 그렇게 무너져버리기엔 나에게 주어진 의무가 너무도 많아서 그렇게라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이라도 해야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을테니깐. 사실 나라는 애는 사랑에 빠지면 그 감정이 일순위가 되어버려왔기 때문에 바보같은 짓을 많이 했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한다던지, 일에 소홀해 진다던지, 하는-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러면 안..

일상 2008.04.17

쇼팽의 연인

"쇼팽이 가장 사랑했던 여자야.. 두 사람은 10년을 함께했지." "결국엔 헤어졌잖아.." "하지만 10년도 충분히 긴 시간이야." 순간 고개를 끄덕끄덕이고 말았던 대사.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두 주인공이 쇼팽의 연인 조르쥬 상드의 초상과 그 초상을 바라보는 위치에 있는 쇼팽의 초상이 걸린 벽을 바라보며 나눈 이야기. 정말 그렇다. 결국 헤어졌다해도 10년을 사랑했다는거 참 대단한 것 같아. 충분히 긴 시간이거든- 그리고 순간 부러웠어. 누군가와 10년동안 사랑할 수 있을까? 상드는 쇼팽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 정말로- 그의 음악이 마음을 울릴 수 있도록. 비록 정작 그녀는 소설가로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지만 사랑에서 만큼은 성공이었던거 같네.ㅋ 비록 헤어졌대도 어쨌든 사랑했었던거니깐 그게..

일상 2008.02.06

선의의 거짓말?

선의의 거짓말. 살면서 때론 정말 저 이름이 필요할 때가 있다. 어쩌면 많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 둘의 관계에서는 예외다. 어떠한 경우도 그것은 안일한 변명일 뿐- 그 사람을 위해서야 라며 거짓을 말하는 입을 가진다는 것은 그 순간부터 그와 나의 믿음을 깨버리는 짓이라는 것을. 거짓은 거짓을 낳는다.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어쨌든 뭔가 잘못을 했다는 것이고 애초에 그런 잘못을 하지 않았으면 되는 것이며 이해해주지 못할거라는 생각에 두려워 진실을 말하지 못한다면 그냥 거기까지인것이다. 진실없는 그런 관계는- 이해받지도 못할 짓을 왜 하는지.그 사람을 잃을 자신조차 없으면서 도대체 무엇이 상대를 위한다는 것일까. 진실을 알고 그가 받게 될 상처를 피하기 위한 배려? 우습다. 선의의 거짓말. 이 말을 ..

일상 2008.02.06

서프라이즈

아까 저녁 8시경 핸드폰이 울렸다. 박혜영언니 라는 액정에 뜬 글자들을 보았으나 믿을 수가 없었다. 어? 하는 의아함과 함께 어젯밤 언니와의 채팅 중 한문장이 스쳤다. "우리 낼 너네 집 앞에 그 언덕에서 만날까?" 라던 그녀에게 그게 무슨 소리냐며 되물었던 나였지. 왜냐면 언니는 지난해부터 일본에서 유학 중인 사람이므로 게다가 한국에 돌아올 계획은 있으나 그게 3월쯤이라고 어제도 분명히 못박던 그녀였기에 그래서 그 짧은 순간에 진짜 별별 생각을 다 했어. 이게 무슨일이지?하면서 설마 하는 마음으로 받은 핸드폰 저편에서 그녀 본인의 목소리가 울렸고 나는 황당함과 반가움으로 그저 뭐야?라는 말만 되풀이 했지.ㅋㅋ 이런 서프라이즈는ㅋㅋㅋ 뉴질랜드에 있을 때 이후로 오랜만이다. 호주로 돌아갔던 Phil이 메신..

일상 2008.01.15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단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단다. 그래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아. 한 사람에게 한 사람이 '실망'이라는 말 함부로 하면 안되는거라고 생각해왔는데 그거 아마 이럴 때 쓰는 말이지 싶어. 하긴 나와 상관없잖아. 그러니깐 신경 쓸 이유 전혀 없어. 바가지가 깨지던 부셔지던 구멍이 나던 무슨 상관이야. 이성적인 판단력을 좀 더 기를 필요가 있어 나는. 냉정해지기. 특별하게 포장했던 그 알맹이, 별거 아닌거 알고 있었잖아.

일상 2008.01.13

사랑은 언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언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였다. 아무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좋아한다면 그걸로 되는거라고.. 하지만 그런 내게 늘 세상은 아니라며 아직 더 살아봐야 안다고 한다. 죽고 싶은 기분에도 그래서 아직 더 살아야만 하는거라고. 앞으로 더 얼마나 내 안에서 살인을 해야하는걸까. 한번 품은 감정은 사라질 수가 없는거라서..내겐..그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하는게 오히려 쉽다. 그럼 정말 어쩔 수가 없는거니깐. 그래서 내 안에서 살인을 한다. 하지만 정작 그 날카로운 칼 끝에 다치는건 누군지.. 가슴에서 느끼는 사랑을 왜 머리로 해야는지 나는 정말 이해할 수 없지만 세상이 그렇다하니 또 이렇게 무너질 수 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사랑할 수 있는 그런 마음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만날 ..

일상 2008.01.02

프로메테우스에게 긍정을 선물한다

2006.03.12 12:20 Julie's Diary # 신들이 진흙으로 인간과 짐승을 빚을 때, 에피메테우스는 이들에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재주를 한 가지씩 나누어 주는 일을 맡았다. 그러나 깨달음이 늦고 충동적인 탓에 계획성 없이 짐승들에게 재주를 나누어 주어 인간의 차례가 되었을 때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프로메테우스는 동생의 잘못으로 인간이 짐승들의 위협 속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자 신들로부터 불과 지혜를 훔쳐 인간에게 주었다. ##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 프로메테우스는 '먼저 생각하는 사람' 앞을 보고 앞을 생각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 먼저 아는 자. 에피메테우스는 '나중에 생각하는 사람' 뒤를 보고 뒤를 생각하고 과거를 후회하는 사람. 나중에야 아는 자. 나는 프로메테..

일상 2007.12.18

비창

2006.02.16 04:34 비ː창(悲愴) [명사][하다형 형용사] 마음이 몹시 슬픔. 2악장. 대체로 잔잔하지만 어딘가 너무 슬픈 멜로디 동시에 너무 편안한-곡조 피아노 연주곡을 매우 좋아한다 새벽에 듣는. 베토벤이 청력을 잃고나서 만들었다는 곡 '비창' 그래서 이렇게 슬프게 들리는걸까; 늘 느끼지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상상만으로 이런 곡을 써내려갔다는게. 자신이 기억하는 음색으로만 오로지 그 기억에만 의존해서 이렇게 생각해낸거잖아. 계속계속- 그러고보면 기억이란. 참 대단한 능력이야...

일상 2007.12.18